닭고기·삼계탕값이 잘 안 내려가는 이유, 그리고 대신 고를 수 있는 보양식

닭고기·삼계탕값이 잘 안 내려가는 이유, 그리고 대신 고를 수 있는 보양식

말복이 코앞입니다. 올해는 8월 14일인데, 중복(7월 25일)과 말복 사이가 20일이나 벌어지는 '월복(越伏)'의 해라 늦더위가 예년보다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삼계탕집 앞을 지나다 가격표를 보고 놀란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서울 기준 삼계탕 한 그릇이 이미 1만8천 원대를 넘었고, 일부 상권에서는 2만 원을 넘어선 곳도 있습니다.

뉴스에서는 이걸 요즘 폭염으로 닭이 많이 죽어서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발표한 실제 폐사 통계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지금 오른 가격의 진짜 뿌리와, 값이 오른 시기에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는지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마트 정육 코너에서 포장 닭고기의 표시사항을 확인하는 모습.


지금 폭염 폐사, 사실은 작년보다 적습니다

먼저 오해를 하나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투데이가 농림축산식품부 집계를 인용해 보도한 자료(2026.8.4.)에 따르면, 8월 3일 오전 9시 기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돼지 3만3759마리와 가금류 45만9738마리를 합쳐 총 49만3497마리입니다. 이 중 93.2%가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 집중돼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적지 않지만, 같은 기간 작년과 비교하면 이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31% 수준입니다. 7월 28일 기준으로는 작년의 23.8% 수준이었다가 8월 초 들어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작년보다는 낮은 상황입니다. 즉 "올해 폭염이 특별히 더 심해서 닭이 많이 죽었다"는 설명은, 적어도 아직까지의 통계로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닭과 오리가 유독 폭염에 취약한 이유는 있습니다. 깃털로 덮여 있고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체열을 몸 밖으로 내보내기 어렵기 때문에, 밀집 사육 환경에서 축사 내부 온도가 오르면 짧은 시간에 폐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구조 자체는 매년 반복되는 위험이고, 그래서 올해도 정부가 축사 냉방·급수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지, 올해만 유독 심각한 사태가 벌어진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럼 왜 벌써부터 비쌌을까 — 진짜 시작점은 봄이었습니다

삼계탕값이 오른 진짜 배경은 여름이 아니라 봄에 있습니다. 2025~2026년 동절기부터 초봄까지 이어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육계의 부모 세대인 육용종계 농가까지 피해가 번지면서, 올해 1~3월 살처분된 육용종계가 128만 마리에 달했습니다. 종계가 줄면 그해 여름 성수기에 도축할 육계 마릿수도 함께 줄어드는데, 실제로 4~5월 육계 도축 마릿수가 전년 대비 최대 8%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건 축산업계에서 나온 전망 수치를 재정리한 것으로, 실제 도축 실적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요점은 이겁니다. 지금 삼계탕값이 비싼 건 '이번 여름 폭염' 한 가지 사건이 아니라, 봄철 AI로 시작된 공급 축소가 성수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폭염은 여기에 추가 변수로 얹히는 것이지, 유일한 원인은 아닙니다.

계란은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계란과 닭고기(삼계탕용 닭)는 같은 '축산물 폭염 뉴스'에 자주 같이 나오지만, 지금은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7월 28일 개최한 제4차 여름철 농축산물 수급안정대책반 회의 결과(뉴스핌 보도, 2026.7.28.)에 따르면, 이 회의 시점부터 주간 평균 2천만 개 규모의 수입 신선란이 공급되고 있고 8월부터는 국내 생산량도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가격 하락세가 전망됩니다.

반면 육계·삼계탕용 닭은 봄철 AI 여파가 아직 남아 있어 같은 회의에서 "전년과 평년보다 가격이 높지만 점차 안정되는 추세"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정리하면, 계란은 이미 회복 국면에 들어섰고 닭고기 쪽은 아직 안정화 중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장 볼 때 계란값과 삼계탕값을 같은 이유로 묶어서 이해하면 오히려 판단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값이 오른 지금, 무엇을 대신 고를 수 있을까

보양식이라고 해서 반드시 삼계탕이나 치킨이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지금 시점에 고려할 만한 대안을 상황별로 나눠봤습니다.

닭고기 자체를 계속 먹고 싶다면, 통닭 한 마리보다 부분육(닭다리·닭가슴살)이나 냉동 육계를 활용하는 편이 단가 부담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대형마트의 한정 특가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물량이 한정적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다른 단백질 보양식으로 옮기고 싶다면, 오리고기나 장어·전복 같은 수산물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육계와 수급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육계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같이 오르지는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수산물은 여름철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장 피해가 별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품목별로 시세를 따로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지금 사야 할지 다음 주까지 기다려야 할지 고민된다면, 뉴스 기사의 '체감' 가격보다 KAMIS 농산물유통정보에서 직접 오늘 육계 소매가를 확인하는 방법이 더 정확합니다. 도매가부터 하락 신호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소매가만 보고 판단하면 하루이틀 늦게 반응하게 됩니다.

지금 장 보기 전에 확인할 것

  • 오늘의 육계·삼계탕용 닭 소매가를 KAMIS에서 직접 확인했는가
  • 사려는 부위가 통닭인지 부분육인지 — 단가 차이가 큼
  • 대체 보양식(오리·수산물)의 오늘 시세도 같이 비교했는가
  • 폭염특보 발효 지역 여부(농가 피해가 지역별로 차이가 큼)
  • 가격 인상이 일시적 프로모션 종료 때문인지, 원재료 자체 가격 변동 때문인지 구분했는가

자주 묻는 질문

삼계탕값이 언제쯍 다시 내려갈까요?

정부 회의 자료 기준으로는 축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되는 추세"라고 언급됐을 뿐, 특정 시점을 못박지는 않았습니다. 육계는 사육 기간이 짧아 병아리 수급만 원활하면 회복이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라, 폭염이 더 심해지지 않는다면 말복 이후 완만하게 안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계란값도 같이 오르나요?

아니요. 2026년 7월 28일 정부 발표 기준으로 계란은 수입 신선란 확대와 국내 생산량 회복으로 오히려 하락세가 전망되는 상황입니다. 닭고기와 계란을 같은 원인으로 묶어서 볼 필요는 없습니다.

폭염 때문에 닭이 얼마나 죽었나요?

2026년 8월 3일 기준 정부 집계로 가금류 폐사는 약 45만9738마리이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약 31% 수준입니다. 절대 마릿수는 있지만 작년보다는 낮은 상황입니다.

오리고기는 닭고기 대신 괜찮은 선택인가요?

수급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닭고기 가격 상승의 영향을 직접 받지는 않는 편입니다. 다만 오리 역시 가금류라 폭염 폐사 위험 자체는 공유하므로, 구매 전 시세를 별도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냉동 닭고기를 사도 괜찮을까요?

가격 부담을 줄이는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다만 해동 후 재냉동은 피하고, 조리 전 충분히 익히는 등 기본적인 취급 원칙은 신선육과 동일하게 지켜야 합니다.

말복이 지나도 이 구조는 기억해두세요

이번 여름 삼계탕값 상승은 폭염 하나로 설명되는 사건이 아니라, 봄철 AI에서 시작된 공급 축소와 여름철 폭염 변수가 겹친 결과입니다. 두 원인을 구분해두면, 다음에 비슷한 뉴스가 나올 때 어느 부분이 일시적이고 어느 부분이 구조적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장을 보러 가기 전에는 소매가 통계로 오늘의 실제 가격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뉴스 헤드라인보다 믿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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