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국산 대게를 못 먹는 이유는? 어종별 금어기 확인법

가을에 국산 대게를 못 먹는 이유는? 어종별 금어기 확인법

올해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입니다. 지금부터 대략 일곱 주쯤 남았네요. 명절 장을 미리 그려보는 분들이라면 수산 코너에서 한 번쯤 헷갈리셨을 겁니다. 어떤 생선은 "이제 막 풀렸다"고 하고, 어떤 건 가을이 제철이라면서 정작 국산이 안 보이거든요.

이 차이를 만드는 게 금어기입니다. 어종마다 산란 시기가 다르니 잡지 못하는 기간도 제각각인데, 마침 8월 하순이 그 경계가 몰려 있는 구간입니다. 무엇이 언제 풀리고 무엇이 아직 잠겨 있는지, 그리고 그게 장바구니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까지 차근차근 풀어드릴게요.

제철 수산물 달력을 중심으로 굴과 조개, 오징어, 생선을 함께 배치한 주방 풍경.


8월 하순에 몰려 있는 해제일

8월 20일에 서해안 꽃게 금어기가 끝납니다.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불법어업 FAQ에 따르면 꽃게의 포획 금지 기간은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이고, 연평도 주변과 백령·대청·소청도 주변 어장, 대청도 어선어업구역만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로 따로 잡혀 있습니다.

그 앞뒤로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해양수산부가 금어기 시작 시점마다 낸 보도자료를 보면, 흔히 홍게로 부르는 붉은대게는 수컷 기준 7월 10일부터 8월 25일까지 금어기이고, 주꾸미는 5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입니다. 정리하면 8월 20일에 꽃게, 25일에 홍게 수컷, 31일에 주꾸미와 서해5도 꽃게가 차례로 풀리는 셈입니다. 9월 첫 주 수산 코너가 갑자기 북적이는 데는 이런 사정이 있습니다.

다만 이 날짜들은 시행령 별표와 고시로 정해지고 개정도 잦습니다. 아래 확인 방법을 따로 적어 두었으니 장 보시기 전에 한 번 확인해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을인데 아직 잠겨 있는 것들

여기서 많이들 걸리십니다. 대게는 원칙적으로 가을에 잡을 수 없습니다. 해양수산부가 6월 금어기 시작을 알리며 낸 보도자료를 보면 대게의 포획 금지 기간은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여섯 달이고, 산란할 수 있을 만큼 자라는 데 7~8년이 걸리는 특성을 고려해 암컷 대게는 연중 포획이 금지됩니다. 홍게도 암컷은 연중 금지고요. 명태 역시 연중 포획이 막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라고 적은 이유가 있습니다. 시행령 별표에는 어종마다 수역별로 다른 기간이 적용되는 항목이 붙습니다. 앞에서 본 꽃게의 서해5도가 그런 경우고요. 그러니 가을에 국내산 대게가 아예 나올 수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려는 시점에 해당 수역의 기준을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대신 이름표에 대해서는 짚어 둘 게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2025년 8월에 올린 답변에 따르면 '박달대게'는 별도의 품종이 아니라 최종 탈피를 마치고 속살이 꽉 찬 대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는 데서 나온 이름이고, 영덕뿐 아니라 울진과 포항 등 대게가 잡히는 여러 지역에서 씁니다. 일부 지자체가 자체 품질인증으로 브랜드화해 국내산에 한정해 인증 마크를 주는 경우가 있지만, 그건 인증 마크가 실제로 붙어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자연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양식이 아니라는 뜻일 뿐, 국내산이라거나 당일 잡은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결국 이름표가 아니라 표시를 봐야 합니다. 원산지, 냉장인지 냉동인지, 그리고 가능하면 조업일이나 입고일까지 물어보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가을 대표 어종은 왜 금어기 얘기가 없을까요

전어와 대하는 가을 밥상의 얼굴 같은 재료인데, 이맘때 금어기 소식이 없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두 어종의 금어기는 5월에 있습니다. 해양수산부가 5월 금어기 시작을 알리며 낸 보도자료에 전어와 대하가 포함되어 있거든요. 산란기를 기준으로 정해지다 보니 가을과는 무관한 시기에 걸려 있는 겁니다.

둘째, 애초에 금어기가 지정된 어종은 전체가 아니라 44종입니다. 갈치나 참조기처럼 목록에 든 어종은 날짜가 정해져 있지만, 목록에 없는 어종은 금어기 자체가 없습니다. "금어기 얘기가 없다"는 게 곧 "지금이 제철"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이야기죠.

같은 어종인데 지역마다 날짜가 다른 이유

낙지가 가장 알기 쉬운 사례입니다. 앞의 서해어업관리단 자료를 보면 낙지는 기본이 6월 1일부터 30일까지인데, 시·도지사가 4월 1일부터 9월 30일 사이에서 한 달 이상을 따로 정해 고시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충남 가로림만과 근소만은 4월 1일부터 5월 31일, 경상남도는 6월 16일부터 7월 31일, 인천과 경기, 전라남도는 6월 21일부터 7월 20일로 제각각입니다.

한자리에 머무는 정착성 어종일수록 이런 지역 편차가 큽니다. 산란 시기가 해역마다 다르니 날짜를 하나로 묶기 어렵거든요. 꽃게에서 서해5도만 열흘 늦게 끝나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어종 이름만 검색해서 나온 날짜를 그대로 믿기보다, 산지가 어디인지를 같이 봐야 정확합니다.

이게 장바구니에서는 이렇게 보입니다

금어기라고 매대가 비지는 않습니다. 국산 냉동이나 수입산으로 채워질 뿐이죠. 그래서 소비자가 실제로 쥘 수 있는 단서는 결국 표시입니다. 원산지와 냉동·활 여부가 표시에 드러나거든요. 이 표시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는 횟집 '국내산' 표시, 어디까지 국내산일까 — 수산물 원산지 읽는 법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가격도 함께 움직입니다. 해제 직후에는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니 값이 내려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값이 싸다는 것과 살이 올랐다는 건 다른 문제라, 저는 가격만 보고 시점을 정하지는 않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실제 시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도매가는 내렸다는데 마트는 그대로? 농산물 가격 3단계 읽는 법에서 소개한 자료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수산물 소매가격도 함께 올라옵니다.

냉동으로 사신다면 해동이 관건입니다. 실온에 꺼내 두면 겉만 먼저 녹으면서 문제가 생기기 쉬우니, 냉동 새우·조개 해동법, 해동수부터 도마까지 순서 정리의 순서를 참고하시고 어패류는 충분히 익혀 드시기 바랍니다.

추석 장보기 전 확인할 것

  • 사려는 어종이 금어기 중인지 먼저 확인합니다. 대게는 원칙적으로 11월 30일까지 금어기입니다.
  • '박달대게', '자연산' 같은 표현은 원산지도 조업 시점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 금어기 중인 어종이 매대에 있다면 원산지와 냉동 여부 표시를 확인합니다.
  • 산지가 어디인지 봅니다. 같은 어종도 해역에 따라 날짜가 다릅니다.
  • 8월 21일부터 31일 사이에 연평도·백령·대청·소청 해역 표기가 붙은 꽃게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 해제 직후의 낮은 가격은 물량이 몰려서 생기는 것이니, 상태는 따로 확인합니다.
  • 명절 선물용으로 보내실 거라면 냉동·수입 여부를 미리 확인해 두면 받는 쪽과 오해가 없습니다.
  • 정확한 날짜는 해양수산부가 공지하는 그해 기준 자료에서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9월에 국산 대게를 먹을 수 있나요?

대부분은 수입산이거나 금어기 전에 잡아 보관한 물건입니다. 대게 금어기가 원칙적으로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행령 별표에는 수역별로 다른 기간이 적용되는 항목이 있어서 국내산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원산지와 냉장·냉동 여부, 조업일이나 입고일을 확인하시는 편이 확실합니다.

'박달대게'라고 적혀 있으면 국내산인가요?

아닙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설명에 따르면 박달대게는 품종 이름이 아니라 최종 탈피를 마치고 속살이 꽉 찬 대게를 가리키는 표현이고, 특정 지역에 한정된 말도 아닙니다. 지자체 품질인증 마크가 붙은 경우에는 국내산에 한정되지만, 그 마크가 없다면 이름만으로 원산지나 어획 시점을 알 수 없습니다.

금어기가 끝나면 바로 제철인가요?

아닙니다. 금어기는 산란기를 기준으로 정해지고, 산란을 마친 개체가 살을 다시 채우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꽃게처럼 해제 직후 껍질이 무른 개체가 많이 잡히는 어종도 있습니다. 잡을 수 있게 됐다는 것과 맛이 올랐다는 것은 별개입니다.

주꾸미는 언제부터 살 수 있나요?

해양수산부 보도자료 기준으로 주꾸미 금어기는 5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이므로 9월 1일부터 조업이 재개됩니다. 다만 주꾸미는 지역별 사정에 따라 기간이 조정된 이력이 있는 어종이라, 그해 기준을 한 번 확인해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금어기 목록에 없는 생선은 아무 때나 잡아도 되나요?

금어기가 지정된 어종은 44종이고 나머지는 기간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금어기와 별개로 크기 제한인 금지체장이 걸린 어종이 있어서, 기간이 자유롭다고 크기까지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낚시로 잡는 것도 금어기 적용을 받나요?

받습니다. 해양수산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금어기나 금지체장을 위반한 경우 어업인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낚시인 등 비어업인은 80만 원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어종별 기준은 출조 전에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같은 어종인데 날짜가 다르게 나오는 글이 많습니다. 어느 게 맞나요?

지역별 고시와 어업 방식에 따라 실제로 다릅니다. 낙지는 시·도별로 4월부터 7월까지 기간이 갈리고, 참조기도 근해 유자망에는 다른 기간이 적용됩니다. 어종 이름만으로 검색한 날짜보다, 해당 해역과 어업 방식이 명시된 자료를 보셔야 정확합니다.

9월 장보기, 달력부터 펴 두세요

수산물은 재료를 고르는 요령보다 시기를 아는 쪽이 실패를 더 많이 줄여 줍니다. 무엇이 언제 풀리는지 한 번 정리해 두면 명절 장은 물론이고 가을 내내 쓸모가 있거든요.

금어기와 금지체장은 시행령 별표와 고시로 정해지고 해마다 손질됩니다. 해양수산부가 올리는 그해 기준 자료에서 사려는 어종의 날짜를 확인해 보시고, 산지가 어디인지도 함께 챙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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