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어,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의 진짜 이유

가을 전어,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의 진짜 이유

마트 생선 코너를 지나가다 "오늘 전어 들어왔습니다"라는 팻말을 본 적 있으실 겁니다. 딱히 생선을 즐기지 않는 분도 이 팻말 앞에서는 한 번 더 눈이 갑니다. 왜 유독 전어는, 유독 가을에, 이렇게 사람을 붙잡는 걸까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닙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운영하는 수산물안전정보서비스는 전어의 제철과 영양을 자료로 정리해 두고 있는데, 여기에 그 이유가 숫자로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이 자료를 근거로 지금이 왜 전어를 먹기 좋은 시기인지, 살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먹어도 괜찮은지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얼음 위에 신선한 생선을 진열한 전통 수산시장

전어는 왜 가을에 유독 고소해질까

전어는 몸길이 15~30cm 정도의 청어과 바닷물고기입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수산물안전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전어는 4~6월경 산란을 마친 뒤 여름 동안 먹이를 먹으며 지방과 영양분을 쌓는데, 가을이 되면 이 지방량이 봄철의 세 배 수준까지 오른다고 합니다. 지방이 오른 생선이 고소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결과죠.

그러니 "가을 전어 대가리에 깨가 서 말",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가을 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라는 말들도 과장이 아니라 산란 주기를 그대로 설명하는 표현인 셈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속담이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라는 점입니다. 지역마다, 세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현상을 표현해 왔다는 뜻이니까요.

전어는 서해와 남해를 중심으로 8월 중순부터 잡히기 시작해서, 8월 말부터 9월 사이 전국 곳곳에서 전어축제가 열립니다. 축제 시즌과 맛이 오르는 시기가 자연스럽게 겹치도록 맞춰진 셈이지요. 다만 "8월 중순부터 잡힌다"는 것과 "지금 당장 최고로 맛있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지방이 계속 쌓이는 구간이라 보통 9월 중순에서 10월 사이를 정점으로 보는 경우가 많고, 정확한 시점은 그해 수온과 어획량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100g에 담긴 숫자로 보는 전어의 영양

가을 전어는 지방만 오르는 게 아닙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2009년 조사한 자료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인용한 수치를 보면, 생물 전어 100g에는 단백질이 19.2g 들어 있어 전체 성분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고단백 식품입니다.

영양소함량(100g당)
열량107kcal
수분75.7g
단백질19.2g
지질2.7g
회분2.2g
탄수화물0.2g
칼슘141mg
311mg
1.2mg
비타민 B20.29mg
나이아신6.1mg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칼슘 141mg입니다. 같은 자료는 전어가 뼈째 먹는 생선이라 칼슘 섭취에 유리하고, 성장기 청소년이나 골다공증이 걱정되는 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무기질 함량도 고르게 있어 특정 영양소 하나가 아니라 균형 잡힌 조합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2009년 조사를 기준으로 한 참고값입니다. 개체와 어획 시기, 조리법에 따라 실제 섭취량은 달라질 수 있으니 절대적인 기준이라기보다는 "전어가 대략 이런 성격의 생선"이라는 감을 잡는 용도로 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예를 들어 회로 먹을 때와 소금구이로 먹을 때는 지방 손실 정도가 달라, 실제 섭취하는 지방량에는 차이가 생깁니다.

가을에 전어를 사도 괜찮은 이유 — 금어기가 없습니다

수산물을 살 때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가 금어기입니다. 잡을 수 없는 기간에 나온 국내산이라면 유통 경로부터가 의심스럽기 때문이죠. 그런데 전어는 가을에 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전어의 금어기는 산란기인 5월에 걸려 있어서, 정작 맛이 오르는 가을과는 시기가 겹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같은 블로그의 가을에 국산 대게를 못 먹는 이유는? 어종별 금어기 확인법에서 조금 더 자세히 짚었습니다. 대게나 홍게처럼 가을에도 금어기가 걸려 있는 어종이 있는가 하면, 전어와 대하처럼 아예 가을과 무관한 시기에 금어기가 끝나 있는 어종도 있습니다. 같은 "가을 제철 수산물"이라도 사정이 다르다는 걸 알아두시면 장보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물론 금어기가 없다고 아무 때나 품질이 같은 건 아닙니다. 어획 시기와 유통 경로에 따라 신선도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니, 고를 때 확인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전어 고를 때 확인할 세 가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자료가 안내하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비늘이 많이 붙어 있고 윤기가 나는 것, 배는 은백색이고 등은 초록색을 띠는 것을 고르라는 것입니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전어를 앞에 두고 이 세 가지만 확인해도 크게 실패하지 않습니다.

  • 비늘이 많이 남아 있고 표면에 윤기가 도는지 — 비늘이 많이 떨어져 있다면 유통 과정에서 시간이 지났거나 취급이 거칠었다는 신호입니다.
  • 배 쪽이 은백색, 등 쪽이 초록색으로 색이 또렷한지 — 색이 탁하게 바랬다면 신선도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눈이 맑고 아가미가 선명한 붉은색인지 — 눈이 흐리거나 아가미가 갈색을 띠면 시간이 지난 개체일 확률이 높습니다.

포장이나 팻말에 원산지가 적혀 있는지도 함께 보시길 권합니다. 전어처럼 무리 지어 이동하는 회유성 어종은 특정 지역명을 원산지로 쓸 수 없고 '국산' 또는 '국내산'으로만 표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표시 규칙과 실제 신선도까지 확인하는 방법은 이 클러스터의 다른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구이용과 회용, 손질부터 다르게 시작합니다

전어를 어떻게 먹을지에 따라 준비 방법도 달라집니다. 구이로 즐기실 계획이라면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비늘만 긁어낸 다음, 등에 칼집을 두세 개 넣고 소금을 뿌려 굽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내장의 쓴맛이 오히려 풍미로 작용한다고 보는 분들이 많아서입니다.

반면 회나 무침으로 드실 계획이라면 비늘, 머리, 지느러미, 꼬리, 내장을 모두 제거한 뒤 흐르는 물에 씻어야 합니다. 뼈째 써는 세꼬시로 먹을지, 살만 발라내는 포뜨기로 먹을지에 따라서도 손질 마무리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워낙 다루는 내용이 많아 별도 글에서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사 온 뒤 보관은 이렇게

당일 구이나 조림으로 드실 계획이라면 냉장 상태로 두고 가능한 한 빨리 조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손질 전 생물 전어는 하루 이상 냉장 보관하면 풍미가 빠르게 떨어지는 편이라, 사 온 날 바로 조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으시길 권합니다. 며칠 뒤에 먹을 계획이라면 손질 후 밀폐 포장해 냉동하시되, 회나 무침용으로는 냉동 후 해동한 살을 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전어는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제철인가요?

서해와 남해에서는 8월 중순부터 잡히기 시작하며, 지방이 오르는 정점은 보통 9월 중순에서 10월 사이로 봅니다. 정확한 시점은 그해 수온과 어획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므로 그해 축제 시기나 수산 코너 상황을 함께 참고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전어는 뼈가 억센데 그냥 먹어도 되나요?

전어는 원래 뼈째 먹는 생선으로 분류됩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이 뼈 덕분에 칼슘 섭취에 유리하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다만 뼈에 예민하신 분이나 아이에게 줄 때는 세꼬시보다 살만 발라낸 포뜨기 방식을 고려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전어 살 때 냉동과 냉장 중 뭐가 나을까요?

구이나 조림으로 드실 계획이라면 냉동도 무난하지만, 회나 무침처럼 날로 드실 계획이라면 냉장 상태의 신선한 전어를 고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냉동 수산물을 다루실 계획이라면 해동 과정에서의 위생 관리도 함께 챙기셔야 합니다.

전어 알레르기도 있을 수 있나요?

전어는 생선이므로 다른 어류와 마찬가지로 갑각류·어류 알레르기가 있는 분이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처음 드시는 아이나 알레르기 이력이 있는 가족이 있다면 소량부터 시작해 반응을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구체적인 섭취 가능 여부는 알레르기 전문의와 상담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전어와 준치, 밴댕이는 같은 생선인가요?

모두 청어과에 속해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다른 어종입니다. 전어는 몸이 통통하고 비늘이 크며 배 쪽이 은백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고, 준치나 밴댕이는 몸매와 크기, 맛의 결이 다릅니다. 시장에서 헷갈리신다면 상인에게 어종명을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가장 정확합니다.

다음에 전어를 사시면 이렇게 확인해 보세요

전어는 산란 직후인 봄이 아니라, 여름 내내 살을 채운 가을에 사는 것이 이치에 맞습니다. 마침 금어기도 겹치지 않으니 지금이 사기 좋은 시기라는 뜻이죠. 다음에 수산물 코너를 지나실 때는 팻말보다 생선 자체를, 비늘의 윤기와 배·등의 색을 먼저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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